뇌 빼고 읽기 좋은 소설
어려울 거 하나없고 미국 하이틴 드라마 좋아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음
주인공이 나와 너무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내겐 주인공이 먼 타인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은 건 결말이 궁금해서인데
약간 허무하다 도파민 중독인듯
찰리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고, 먹구름이 찰리의 눈썹을 뒤덮는다. “아버지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를 바라셨어. 그게 뭐든 상관하지 않았지.”
나에게 아빠는 언제나 우주 비행사처럼 일상과 거리가 먼 단어였다. 아빠라는 사람이 저기 어딘가에 있다는 건 알지만 아빠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내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아빠가 그리워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 “나도 그런 줄 알았어. 그러다 대학교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손보기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지. 퍼즐 같아서 좋아해. 모든 조각을 다 살펴보고 어떤 조각이 뭐가 되려고 하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알아내는 게 재미있어.”
나도 그 느낌이 그리워서 가슴이 아릿해진다. “나도 그걸 제일 좋아해.”
“블레이크가 지금 어디 있을지 궁금해. 키 작은 여자와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는데.”
“지명수배자로 오인되어 FBI에 잡혀갔으면 좋겠는데.”
✍🏻 다 괜찮다. 내가 여기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
✍🏻✍🏻 뉴욕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삶은 커다란 서점에 있는 것과 같았다. 무수히 많은 길과 가능성은 꿈꾸는 자를 도시의 박동하는 심장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였다.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아. 하지만 네 앞에 수많은 문을 열어줄 수 있지.
스포트라이트 조명 아래서 그 누구보다 멋지게 춤추며 무대를 누빌 수도 있어. 하지만 라임을 사지 못해 울지도 몰라.
내 안에서 가슴이 멍드는 것 같다. 가슴이 쓰라리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날 모른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날 제대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은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다. 리비가 날 믿지 않는다. 날 믿지 않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는지 털어놓지도 않고, 나한테 기대지도, 내 위로를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이 모든 추악한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아 숨이 끊어질 것 같다.
찰리가 놀리듯 눈썹을 치켜올린다. “그래, 이제는 내가 쉬운 사람이야?”
응, 나한테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사람이야. 나를 전혀 애쓰게 만들지 않는 사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다르게 말한다. “그랬으면 좋겠어.”
✍🏻 “왜 선샤인 폴스예요?”
더스티가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겉으로 보는 것과 직접 들어가 보는 것이 다른 곳 같았거든요. 일단 경험하고 나면 완전히 달라지는 곳이요. 인내심을 갖고 느긋하게 받아들인다면 아주 아름다운 곳일 것 같았어요.”
“가까웠지. 지금도 가까운 사이야. 내가 아는 최고의 아버지야. 아버지가 하신 말씀도 다 옳고. 사실 내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잖아. 셰퍼드가 가족 사업을 운영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서점 운영뿐이야.”
가슴이 아프다. 아무리 노력해도 충분하지 않은 느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엄마를 잃고 나서 리비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나는 리비에게 위안이 되는 부드러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엄마의 마법을 불러낼 수가 없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서툰 강요와 절망뿐이다.
그래도 지난 추억 앞에서,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의 영혼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찰리의 마음이 보인다. 그가 단 한 번도 자신이 이곳에 어울린다고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만약 자신이 어울렸더라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눈앞에서 직접 보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미용실에서 셰퍼드와 클린트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키나 체격이 비슷하다거나 단순히 같은 분위기를 풍겨서가 아니었다. 둘은 서로를 빼다 박았다. 초록색 눈에 금발, 턱수염까지
✍🏻 “당신은 아버지 아들이야, 찰리.”
찰리는 한숨을 쉬면서 양손으로 허벅지를 만진다. “난 이런 일에 젬병이야.” 찰리가 눈썹을 주무르더니 상체를 뒤로 젖혀 방충망이 쳐진 지붕 너머로 하늘을 쳐다본다. 리비와 함께 별 아래서 잠자기 계획을 이행한 셈으로 쳐주겠다면서 찰리가 제안한 타협안이 텐트에서 잠자기다. “이렇게 쓸모없는 인간이 된 기분은 내 평생 처음이야. 부모님의 인생이 조각나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매일 같은 시간에 서점 문을 여는 것뿐이라니.”
“그래도 지금이 많이 나아진 거라고했잖아.” 나는 찰리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찰리의 따뜻한 향기가 날 감싸고, 햇살에 달구어진 살갗은 더 짙은 향을 뿜어냈다. 머리 위로는 솜사탕 구름이 파란 하늘을 떠다닌다. “당신은 쓸모없지 않아, 찰리. 이 모든 걸 다 자기가 했잖아.”
...
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말이 아냐. 당신은…….” 적당한 말을 찾으려고 했지만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내 어휘력을 이렇게 원망한 적은 흔치 않다. “조직적이야.”
찰리는 웃음을 터뜨리며 눈동자를 빛낸다. “조직적이라고?”
✍🏻 마지막 장을 읽어서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책은 가끔 놀라움을 선사할 방법을 찾아낸다.
“리비는 리비의 뜻대로 결정을 내리는 거야. 생각해봐, 노라. 누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막는다면 어떻겠어?” 미소가 새어 나오려는지 찰리의 부루퉁한 입술이 당겨 올라간다. “아냐, 생각하지 마. 병원에서 흥분하는 건 좋지 않아.”
“많이 늙어 보이셨어.” 잠시 걱정스러운 침묵이 흐른 후, 찰리가 다시 말을 잇는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지. 그런데도 아버지는 항상 있는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고 하셨어.”
나는 찰리의 턱을 감싸 들어 올린다. 찰리가 내 표정에 담긴 모든 말을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솟아 나오는 말이 있다. 당신은 괜찮은 사람 그 이상이야.
찰리에게 이제 괜찮아졌다고 말하려고 하지만 말이 끼어들 틈이 없다. 논리도, 이성도, 항의도 끼어들기 전에 몸이 먼저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찰리의 품에 가만히 날 맡겨놓자고.
찰리가 내 관자놀이에 입술을 묻는다. 나는 두 눈을 감고 파도처럼 밀려드는 안도감에 몸을 맡긴다. 안도감의 파도가 서서히 물러가자 나는 찰리라는 해류에 몸을 맡긴 채 둥둥 떠다닌다. 희미하게 풍기는 찰리의 알싸한 향기, 살갗의 열기, 가벼운 울 스웨터의 고운 감촉이 느껴진다.
내가 사는 아파트가 마음속에 떠오른다. 노랗고 붉은 빛이 도는 가로등이 내 아파트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을 비춘다. 빠르게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 양말을 신은 내 발에 김을 뿜어내는 난방기 소리가 들린다. 오래된 책과 빳빳한 새 책 냄새,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도서관이 떠오르는 삼나무 향과 앰버 계열의 고풍스러운 향이 난다. 낡은 마룻바닥은 끽끽거리고, 발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린다. 잔뜩 취한 사람들이 길 건너편 데킬라 주점에서 나와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조각 피자를 사 먹으려고 멈춰 서서 노래를 부른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에서는, 내 등에 두른 철갑을 풀고 단단한 껍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집에서는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지금까지는 당신이 동생에게 필요한 것을 다 해주려고 당신 인생을 바쳤지만 이제는 동생이 그렇게 해줄 때니까. 로지아의 편집자 자리를 원하잖아. 뉴욕을 끔찍하게 사랑하잖아. 돈을 모아야 한다면 내 아파트를 써. 비용이 반밖에 안 들 거야. 원하는 게 있다면 가져야 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
“전부 다 가져야 해.” 찰리가 다시 말한다.
“그게 불가능하면?”
찰리가 내 턱을 들어 올리고 입술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와 속삭인다. “협상을 통해서 해피엔드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노라 스티븐스야.”
✍🏻✍🏻✍🏻 그래, 이거야. 이게 꿈꾸는 거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엄마가 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는지, 내 작가들이 왜 무엇도 포기할 수 없는지 이제 이해가 간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도 행복하다. 갈망은 기분 좋은 것이다. 멍든 상처 같아서 살살 어루만지고 싶다. 갈망은 잃을지 모른다는 아픔에도 잠깐이나마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것이 있다고 일깨워준다.
원래 처음은 다 재미있는 법이지. 그러다 갈수록 모든 게 다 너무 복잡해져. 내가 찰리에게 문자를 보낸다.
노라, 우리한테는 모든 순간이 하이라이트야. 찰리가 답장한다.
이루지 못해 가슴 아픈 꿈이겠지만 그 꿈이 좀 더 오랫동안 이어지게 내버려둔다.
✍🏻 “불확실한 상태도 겪어보는 게 좋은 거야. 언니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잖아. 그거면 된 거지. 그만 가자. 나 배고파죽겠어. 계획서 가지고 있어?”
✍🏻 “난 부모님한테 내가 필요하다면 떠날 수 없다고 했어. 그랬더니 부모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뭐라고 하셨는데?” 이 짧은 말 한마디를 하는데 목소리가 네 번이나 갈라져 나온다.
“자기들은 부모라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 말고는 나한테 바라는 게 ‘개똥’도 없다고 하셨지. 그리고 끝내주게 섹시한 며느리도 괜찮다고 하셨어.” 찰리의 목소리가 깊게 잠긴다.
✍🏻✍🏻“모든 이가 부디 차고 넘치도록 충분한 무언가를 찾기를 바랍니다.” 여자가 말을 시작한다.
여자는 다음 작품이 독자의 기대에 부응할지 어떨지 궁금하다.
그 답은 여자도 모른다. 원래 그런 건 미리 알 수 없는 법이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는 책장을 넘긴다.
작가의 말: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단 하나의 옳은 방법도, 모두에게 맞는 해피엔드도 없으며, 이 지구상에서 정확하게 여러분 자신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여러분 자신밖에 없음을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우리 두 사람의 삶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갔지만, 마음속 어딘가에 서로의 마음을 정확히 맞춰주는 메트로놈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동생에게 전화하려고 하면 휴대전화를 꺼내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렸다. 동생이 점심 같이 먹자고 문자를 보내면 우린 이미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랬던 우리였는데, 지난 몇 달 동안은 어두컴컴한 밤의 망망대해를 멀리 떨어져 항해하는 두 척의 배가 된 것 같다.
동생이 내게 전화를 걸면 내가 다른 일로 바빠 받지 못하고, 내가 나중에 동생에게 전화하면 동생은 이미 잠들어 있다. 동생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하는 날에는 클라이언트와 약속이 잡혀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나 함께 있어도 이상한 거리감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이게 더 끔찍하다. 동생은 다른 곳에 정신을 두고 몸만 와 있는 사람 같다. 우리 내면의 메트로놈이 서로 다른 박자로 움직이고 있다. 바로 옆에 있어도 마음이 맞지 않는다.
“이 여행의 목적은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거야. 이 기회에……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보는 거지! 또 모르잖아. 언니가 평소와 좀 다르게 행동하다가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 사랑을 발견할지도. 걸어 다니는 애인 체크리스트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
“언니, 한 번이라도 완벽한 계획이 틀어질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고 느긋하게 지내봤어? 언니도 부담 없이 즐길 자격이 있다고. 나는 그런 언니를 보면서 대신 만족을 느낄 자격이 있고. 그러니까 데이트해봐.”